
아이 교육을 고민하다 어느 날, 우리 가족은 필리핀 국제학교라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검토하게 됐다.
처음에는 가장 걱정했던 것이 영어였다. 한국에서 영어를 따로 많이 준비해서 간 것도 아니었고, 국제학교 수업을 아이가 따라갈 수 있을지도 걱정됐다.
그런데 실제로 아이를 보내보니 인터넷에서 국제학교를 알아볼 때 읽었던 설명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꽤 달랐다. 영어가 늘어가는 과정뿐 아니라 수업 방식, 친구 관계, 비용, 한국 수학을 따로 챙겨야 하는 문제까지 부모 입장에서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많았다.
이 글에서는 국제학교의 일반적인 장단점을 정리하기보다는 아이를 실제로 보내면서 제가 느낀 점을 중심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처음 국제학교를 선택한 이유
우리 아이는 한국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지만 영어를 공부 과목으로만 접하고 있었다.
영어 학원도 다녔지만 막상 외국인이 말을 걸면 긴장해서 대답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영어를 '공부'하는 환경보다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또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넓은 시야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
영어가 생활이 된다
입학 첫 주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첫째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엄마,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다 못 알아듣겠어."
처음에는 쉬는 시간에도 한국 친구들만 찾았고 수업 시간에도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2~3개월 정도 지나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친구들과 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영어 문법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말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때 영어는 공부보다 환경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 수업이 많다
한국에서는 정답을 맞히는 학습이 많았다면 국제학교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시간이 많았다.
처음 발표를 시킬 때는 목소리도 작고 부끄러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 있게 손을 들기 시작했다.
학부모 상담 때 담임 선생님이
"처음보다 자신감이 많이 좋아졌어요."
라고 이야기해 주셨을 때 상당히 뿌듯했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
학교에는 한국 학생뿐 아니라 필리핀, 중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있었다.
아이가 집에 와서 다른 나라 친구들의 문화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영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보다 힘들었던 부분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처음에는 학비를 가장 큰 비용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생활을 시작하고 보니 학비만 계산해서는 안 됐다. 통학이나 방과후 활동, 교재와 학교 행사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있었고, 한국에서 예상했던 생활비와 실제 현지 생활비에도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국제학교를 결정할 때는 학비만 비교하기보다 한 달에 실제로 얼마가 필요한지 전체 비용을 계산해 보는 것이 좋다고 느꼈다.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아이가 국제학교에 간다고 해서 바로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도 처음 몇 주 동안은 친구 사귀는 것을 어려워했다.
아침마다 긴장한 표정으로 등교하는 날도 있었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왜 아직 영어를 못하지?"라는 조급함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조금씩 적응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적응 기간도 성장 과정의 일부였다.
한국 수학은 별도 관리가 필요했다
국제학교 교육 방식은 한국과 차이가 있었다.
특히 수학은 한국 교과 과정이 상대적으로 더 빠른 편이라 귀국을 생각하는 가정이라면 따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우리 역시 한국 문제집을 활용하며 보충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부모도 함께 적응해야 한다
생각보다 부모의 역할도 많다.
학교 공지, 상담 일정, 행사 안내 등이 대부분 영어로 전달된다.
처음에는 이메일 한 통 읽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몇 달 지나니 자연스럽게 익숙해졌고 지금은 학교와 소통하는 것이 훨씬 편해졌다.
학부모로서 내린 결론
국제학교는 영어를 배우는 곳이라기보다 영어로 생활하는 곳에 가깝다.
물론 비용 부담도 있고 적응 과정도 쉽지 않다.
하지만 아이가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가족에게는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
국제학교가 모든 아이에게 정답은 아니다.
다만 영어 환경과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가정이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국제학교를 경험해 보니 무조건 좋다거나 무조건 추천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아이의 성향과 영어 적응 정도, 부모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 한국 학습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까지 함께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과목으로만 접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였다. 반면 한국 수학을 따로 챙겨야 했고,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학교 이름이나 학비만 보고 결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아이가 그 환경에서 실제로 생활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볼 것이다.
국제학교를 고민하는 부모라면 가능하면 학교를 직접 방문하고, 수업 방식과 학년별 시간표, 추가 비용, 방과후 활동, 통학 방법까지 확인한 뒤 결정하시길 권한다.
실제 국제학교를 고민하는 부모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
- 영어 실력보다 적응력을 먼저 보세요.
- 학비 외 추가 비용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 최소 3개월은 적응 기간으로 생각하세요.
- 한국 복귀 계획이 있다면 수학은 별도 관리하세요.
- 부모도 함께 적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세요.
FAQ
Q. 국제학교에 가면 영어가 바로 늘까요?
A. 아닙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몇 개월의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Q. 영어를 못해도 입학할 수 있나요?
A. 대부분 가능합니다. 실제로 영어가 서툰 상태로 입학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Q. 국제학교만 다니면 학원이 필요 없나요?
A. 영어는 도움이 되지만 한국어와 수학은 별도로 관리하는 가정도 많습니다.
Q.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초기 적응 과정과 예상보다 많은 부대비용이었습니다.